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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좋은글

이해인 수녀님 시 추천 <꽃잎 한 장처럼>, <행복일기>

by 감성스피치 후니 2022. 10. 2.

가끔 마음이 울적하거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는 좋은 시를 찾아보고 읽습니다. 좋은 시를 읽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많이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그럴 때마다 자주 읽는 시가 이해인 수녀님의 시입니다. 올해 발매된 <꽃잎 한 장처럼>이라는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시 중에 제목과 같은 '꽃 잎 한 장처럼'과 '행복 일기'라는 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해인 시집 꽃잎 한 장처럼
이해인 수녀님 시집 <꽃잎 한 장처럼>

 

 

 

그리고 국민 시인이자 제가 또 가장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이 추천사를 적어주셨습니다. 

 

 

"아,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은 순간순간을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도 이해인 수녀 시인님의 글을 읽으면서 견디고, 참고,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또 가슴 설레는 사랑으로 살았는지요! 당신의 기도로 우리가 하루하루 순간순간 많은 위로와 축복과 치유의 기회를 얻었음을 감사히 생각합니다." 

 

 

나태주 시인님이 쓰신 추천사 내용을 보니 참 공감이 갑니다. 아름다운 시로 마음을 치유해주시는 이해인 수녀님께 저도 감사의 인사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럼 이제 시를 만나보도록 할까요?

 

 

 


 

 

꽃잎 한 장처럼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꽃잎 한 장처럼>시 속에는 이해인 수녀님의 삶의 연륜과 아픔과 사랑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차분한 어조로 나지막이 말하는 것이 시의 느낌을 더 잘 살려서 전달해줍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최근에 발간한 시집의 이름을 '꽃잎 한 장처럼'이라고 지으셨는데, 원래는 제목에 꽃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 많아서 최대한 피하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시가 이해인 수녀님이 마음에 담고 있는 꿈, 하고 싶은 말들을 가장 잘 대변해주기 때문에 제목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름과 기억을 꽃잎으로 포개어 천국까지 들고간다는 표현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랑했던 사람들과의 기억과 추억들을 가지고 천국으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도해봅니다.

 

 

 


 

 

행복일기

 

 

 

진정
부르면 부를수록
행복과 조금씩 친하게 되는 것일까
행복에 대한 질문을
참 많이도 받으면서
시간이 흘러가네

지금껏 나는
아파도 슬퍼도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자꾸만 말하니
행복도 늘어서
나는 감당을 못 하였지

행복한 이 세상을 두고
어떻게
저세상으로 떠날까
문득 두렵다가
그 나라에는
더 큰 행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하다
웃고 또 웃고..
아주 사소한 일에서
행복의 구슬을 꿰는
나를 보고 새롭게 웃어보는 날
평범함을 통하여 깨우치는 비범함이여
어리석음을 통하여 깨우치는 삶의 지혜여

 

 

 

 

 

<행복 일기> 시를 읽고 있으니 마음이 겸허해지고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 시의 특징은 대부분의 내용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적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공감이 가고 마음 깊이 와닿습니다.

 

"지금껏 나는 아파도 슬퍼도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라는 말에서 수녀님의 자리에서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쌓여서 진짜 행복으로 바뀌었다고 하시는 걸 보니, 삶이 힘들어도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고 말하고 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녀님 말씀처럼 행복한 세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난다고 생각하면 두렵고 무섭기도 합니다. 하지만 죽음 뒤에는 더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을 들으니 걱정이 줄어들고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평범함을 통하여 깨우치는 비범함이여 / 어리석음을 통하여 깨우치는 삶의 지혜여"라는 시구를 읽으니 행복은 사소한 것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특별한 곳에 있다고 생각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지만 결국 나를 지탱해주는 건 평범한 나의 일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이 두 편의 시 이외에도 너무나도 좋은 시들이 많습니다. 다음번에 이해인 수녀님의 다른 좋은 시들도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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