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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좋은글

윤동주 <길> 길 위에서 나를 찾다

by 감성스피치 후니 2023. 9. 8.

안녕하세요 오늘은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윤동주의 시 <길>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길이라는 시는 예전 학교 다닐 때 문학작품으로 공부하면서 몇 번 본 기억이 있습니다.

 

 

 

길
윤동주 <길>

 

 

 

그때 당시에는 시를 마음으로 느끼기보다는 해석에만 치중해서 읽었는데요, 그래서 온전히 윤동주 시인의 진짜 목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를 제가 20대 중후반에 한참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할 때 우연히 다시 읽어봤는데 시 구절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일제의 무력과 탄압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 해방을 6개월 앞두고 세상을 떠나신 윤동주 시인. 참 존경스럽고 닮고 싶은 사람입니다.  

 

오늘 보여드릴 <길>이라는 시는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도 참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시를 감사해 보겠습니다.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 <길> -

 

 

 

 

 

 

 

길을 걷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에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윤동주 시인. 아마 잃어버린 것은 그때 당시의 우리나라일 수도 있고, 자신의 양심과 정체성일 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돌담, 쇠문, 긴 그림자 등은 암울한 현실을 말해주는데 그 길을 아침에서 저녁, 저녁에서 아침까지 계속해서 끝없이 걷고 있습니다.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눈물짓다 푸른 하늘을 보니 나약한 자신이 더 부끄러워 보입니다.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서시 등의 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윤동주 시인이 가닿고 싶은 그런 이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에는 담 너머에 있는 강하고 참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계속해서 걷겠다는 윤동주 시인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저도 무언가 일이 풀리지 않고 힘들 때 무작정 나가서 길을 걷습니다. 어쩔 때는 매번 가던 익숙한 길을 걸어보고 또 다를 때는 내가 모르는 낯선 길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곤 합니다.

 

길과 관련된 시중에 신경림 시인의 <길>이라는 시가 있는데 거기서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은 모른다 

 

 

 

길은 단순히 어딘가 가기 위해서 거쳐가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내면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길이라는 시를 읽으며 오늘도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올바른 길인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힘들고 걱정과 고민이 많을 때 이 시를 읽으시고 더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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