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시인'이라고 불리는 김용택 시인의 시 중에서 저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를 가장 좋아합니다.
메신저, SNS가 발달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화통화를 하는 빈도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들 바쁜 삶을 살아가고 여유가 없으니 전화를 더 등한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점점 전화통화보다는 메신저 사용에 익숙해져서 전화를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들, 친구들의 목소리가 문득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고맙게도 가끔 먼저 아무 이유없이 전화통화로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제가 먼저 전화를 해야지 매번 다짐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잊지 않고 저를 찾아주는 친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여드리는 김용택 시인의 시는 이런 저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시인 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시를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무언가 용건이 있는 것이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밤하늘의 달을 보고 나를 생각해서 전화를 해준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밤에 길을 걷다가 너무 환하고 예쁜 달을 봤는데 갑자기 너가 떠올라서 전화해 봤어."
상상만 해도 정말 기쁘고 내가 그 사람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구나하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김용택 시인은 달, 나무, 강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시를 많이 적었는데 이 달을 소재로 한 시가 가장 마음에 와닿고 좋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는 한 편의 시가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달무리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퍼집니다.
이 시를 감상하고 나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냇던 소중한 사람들이 떠오르고 자연을 핑계 삼아 전화 한 통을 해보고 싶습니다. 전화를 걸 수 있는 동기가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붉게 타는 노을이 예뻐서 전화했는데 너도 보고 있어?"
"소나기가 내려서 너와 비를 맞고 걷던 때가 떠올랐어"
"바람에 실려온 꽃향기에 너가 생각났어"
"바다에 왔는데 파도 소리가 너무 좋아서 너한테 들려주고 싶었어"
"오늘 밤하늘에 별이 너무 예쁜데 너랑 별 같이 보러 가고 싶어"
약간 술 한 잔 해서 알코올의 힘을 빌려야 말할 수 있을 것 같은 말들이지만 순수한 마음이 잘 전달된다면 어떤 안부전화 보다도 더 기쁘고 반가운 연락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전화 한 통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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