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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좋은글

셰익스피어 5대 희극 <베니스의 상인> 줄거리 / 명대사 / 감상후기

by 감성스피치 후니 2023. 11. 17.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베니스의 상인>입니다. 오래전에 한 번 읽어봤었지만, 내용도 가물가물하고 다시 보고 싶어서 또다시 읽어 봤습니다.

 

역시나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만큼 흥미롭게 읽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느낀 점들과 대략적인 줄거리, 명대사 등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셰익스피어 5대 희극인 '베니스의 상인'은 1596년 ~ 1598년 사이에 집필한 작품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공연과 영화화까지 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아래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줄거리

 

 

가난한 상인 바사니오는 벨몬트의 거부 상속인 포셔에게 구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구혼을 하고 싶지만 돈이 없었던 바사니오는 가장 절친한 친구인 거상 안토니오에게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리기 위해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을 찾아가는데, 이때 신용이 높은 안토니오가 바사니오를 위해 대신 보증을 서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평소 유대인을 박대하던 안토니오에 대한 복수심에 차 있던 샤일록은 특이한 계약조건을 내겁니다. 거액의 3,000 더컷(요즘 화폐가치 약 6억 원)을 빌려주는 대신 만약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에는 안토니오의 몸에서 살 1파운드를 떼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무조건 갚을 수 있다고 확신한 안토니오는 계약조건을 승낙하면서 계약서에 서명을 합니다.

 

 

포셔와 바사니오
바사니오와 포셔 (출처: 영화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의 도움으로 돈이 생긴 바사니오는 포셔에게 찾아가 포셔 아버지가 남긴 유서의 조건 '사위 시험'을 통과해서 결국 결혼에 성공하지만, 안토니오의 상선들이 침몰해서 돈을 갚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베니스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 뒤를 바사니오의 부인 포셔가 바사니오와 안토니오를 구하기 위해 남자 재판관으로 변장하여 뒤를 따라가게 됩니다.

 

 

 

 

 

 

베니스에서는 안토니오와 샤일록의 계약에 대한 재판이 열립니다. 샤일록은 자비를 베풀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자신의 계약 내용대로 처리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법학 박사로 변장한 포셔가 재판관으로 나타나서 재판을 이끌어가고, 차용증에 적힌 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가져가되 피를 단 한 방울도 흘리면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샤일록과 포셔
샤일록과 재판관으로 변장한 포셔 (출처: 영화 베니스의 상인)

 

 

 

포셔의 재치 있고 지혜로운 판결에 결국 샤일록은 패배하고 기독교로 개종, 재산을 딸 제시카와 로렌조에게 상속 등을 약속하며 재판은 끝이 납니다. 이후 포셔가 재판관임을 바사니오와 안토니오가 알게 되고, 안토니오의 상선들이 침몰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2. 명대사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참 많이 나오는데요. 그중에서도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대사들을 가져와봤습니다.

 

 

 

 

  • 제가 알기로는 사람은 먹을 게 없어 굶주려도 병이 나지만, 과식을 해도 병이 들지요. 그러니 알맞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하게 사는 거죠.
  • 청춘은 미친 토끼와 같아서 둔한 절름발이 지혜가 쳐놓은 그물을 뛰어넘는 법이거든.
  • 내 얼굴색 때문에 나를 싫어하지는 마시오. 이 색깔은 작열하는 태양이 내게 입혀준 검은 옷이니까.
  • 비너스의 수레를 끄는 비둘기도 새로 맺은 사랑의 맹세를 지킬 때는 재빠르게 날지만, 이미 맺어진 사랑의 맹세를 지킬 때는 거북이걸음이라더군!
  • 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
  • 친구들이란 대화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영혼이 우정의 굴레로 맺어 있는 존재들이죠. 그래서 그 외양이나 태도, 기질이 비슷해지죠.
  • 악마는 그의 목적을 위해서는 성서를 인용한다.
  • 사랑에 빠지면 눈이 멀기에, 연인들은 스스로 저지르는 어리석은 일들을 볼 수가 없는 게지요.
  • 자비란 그 성격상 강요되는 것이 아니요,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단비와 같은 것으로 일종의 축복이죠.

 

 

3. 감상후기

 

 

베니스의 상인은 우리 사회와 사람들에 대한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주는 작품이지만 저는 두 가지 관점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첫째, 반유대주의와 반기독교주의

 

 

 

예루살렘
예루살렘

 

 

 

당시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권에서 반유대주의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았고, 예수를 죽게 만들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유대인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베니스의 상인에서도 유대인 샤일록에 대한 베니스 사람들의 반유대주의적인 모습을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대인들은 기독교인들을 향해서 '예수쟁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반기독교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유대인 샤일록이 나쁜 인물처럼 묘사가 많이 되어있지만, 자세히 내용을 보면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토니오가 유대인을 향해서 하던 모진 행동과 언행들을 거리낌 없이 나타낸다는 것과 샤일록의 유명한 대사에서도 그러한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는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눈이 없다는 말인가? 유대인은 손, 오장육부, 신체 용적, 감각, 감정, 정열도 없단 말인가? 유대인은 그리스도교인인 그대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무기로 상처받고, 같은 질병에 걸리고, 같은 수단으로 치료되며, 같은 겨울과 여름의 추위와 더위를 느낀다. 그대들이 우리를 찌르면 피를 흘리지 않는가? 그대들이 간질이면 우린 웃지 않는단 말인가? 그대들이 우리에게 독을 먹이면 우리는 죽지 않는가? 그대들이 우리를 부당하게 대하면, 우리는 복수하지 않겠는가?

 

 

셰익스피어는 이러한 두 가지 종교관과 인간상의 대조를 통해서 인간의 본질적인 면을 돌아보게 하고 진정한 사람의 덕목은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둘째, 법치주의

 

 

판결
법치주의

 

 

 

당시의 베니스는 상업과 무역을 중심으로 한 법치국가였습니다. 그래서 샤일록과 안토니오의 억지스러운 계약도 법적효력을 가지고 그 계약대로 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와 포셔의 도움으로 3천 더컷 이상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었지만 샤일록은 빚을 제때 갚지 못했다는 원래 계약서 내용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자르길 원합니다. 돈보다는 안토니오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목적인 것이죠.

 

계약 당사자의 합의하에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 중의 누군가가 합의하지 않으면 그 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맹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니 ‘악법도 법이다’라는 격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이러한 법치주의의 취약한 부분을 베니스의 상인의 판결 사례를 통해서 비판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셰익스피어 5대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한 번만 읽고 끝내기에는 아쉬운 것 같고, 여러번 반복해서 보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베니스의 상인 말고도 셰익스피어 5대 희극의 다른 작품들과 4대 비극까지 모두 한 번씩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으시면서 즐겁게 마음의 양식을 쌓으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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