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서 좋은 시 몇 편을 여러분에게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 시집에서 가장 유명한 시는 잘 아시는 '풀꽃'입니다. 하지만 다른 시들도 너무 좋은 게 많아서 꼭 시집을 구매하셔서 전부 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나태주 시인의 실제 모습은 모르고 시만 접했었는데, 최근에 유퀴즈에 출연하셔서 그때 처음 봤습니다. 인상도 좋으시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역시 그 성품이 시 속에 잘 묻어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공유할 시는 '멀리서 빈다'와 '선물'이라는 시입니다. 나태주 시인 작품 중에서 제가 가장 공감이 되고 마음의 위로가 되는 시라서 선택해봤습니다.
<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가끔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를 읽으면 저나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나 모두 정말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시 속의 너와 나는 아는 사이도 아니고, 보지도 못했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누군지 알 지 못하지만 그를 위해 아프지 마라고 걱정하는 마음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유의 '밤편지'입니다. 이 노래는 아이유 자신은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 이뤄서 힘들지만, 다른 사람들은 편안히 잘 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빌어주는 이 마음들이 모여 세상을 밝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선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내 옆에 있는 당신의 미소와 목소리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것과 같은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힘들고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흘려보내곤 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나가는 하루가 왜 이렇게 짧고 또 반복되는지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에게도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한마디였습니다.
여러분도 옆에 있는 사람에게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는 게 어떨까요?
위의 시 두 편 이외에도 나태주 시인의 좋은 시가 정말 많습니다. 지금 당장 어디 가시는 길에 서점에 들러서 나태주 시인의 시집 한 편을 사서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시는 언제 어디서나 짧게 읽으실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 곧 6월입니다, 부디 아프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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